SaaS 2.0: 소프트웨어가 전문가가 되는 시대

SaaS 2.0: 소프트웨어가 전문가가 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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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using phone and lap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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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당신은 Salesforce에 로그인해서 어제의 영업 활동을 정리합니다. Linear에서 개발 태스크를 확인하고, Notion에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합니다. HubSpot에서 마케팅 캠페인을 점검하고, Slack에서 팀원들과 소통합니다.

하루에 평균 10개가 넘는 SaaS 도구를 오가며, 각각의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워크플로우를 익히느라 실제 업무보다 도구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이 매일 사용하는 이 모든 도구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복잡한 기능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똑똑한 리스트 관리자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모든 것이 바뀌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단순한 도구에서 당신을 이해하고 대신 일해주는 전문가로 진화하고 있거든요.

379억 달러짜리 리스트의 비밀

Salesforce를 한 줄로 요약하면? "매우 비싼 엑셀"입니다.

고객 리스트, 연락처, 제품 목록, 미팅 기록... 결국은 여러 개의 리스트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에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붙인 것이죠. 물론 구글 시트로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럼 왜 연간 379억 달러나 지불하는 거지?"

여기서 진짜 마법이 시작됩니다. Salesforce는 단순한 리스트가 아니라 의견이 담긴 리스트를 제공합니다.

영업 거래를 만들려면 반드시 "기회"를 생성해야 하고, "계정"과 연결해야 하며, 정해진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계약 금액 같은 필수 필드를 빼먹으면? 시스템이 거부합니다.

이는 단순한 제약이 아닙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영업 노하우가 소프트웨어 규칙으로 번역된 것입니다. BANT, MEDDIC, SPIN 같은 검증된 영업 프레임워크가 버튼과 필드, 워크플로우로 구현된 거죠.

모든 소프트웨어는 플레이북이다

이런 패턴은 어디서나 발견됩니다:

  • Linear: 티켓 관리뿐만 아니라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 Roam: 노트를 파일 캐비닛이 아닌 "아이디어 네트워크"로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 Hinge: 무의미한 스와이프 대신 "프로필의 특정 부분에 반응"하도록 강제합니다

각 소프트웨어는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렇게 일해야 한다"는 철학을 함께 판매합니다. 개발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만든 업무 방식의 암묵적 가이드인 셈이죠.

평균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한계

하지만 여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Salesforce는 당신의 영업팀이 아니라 평균적인 영업팀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당신 팀은 MEDDIC 대신 MEDPICC를 쓰고 싶을 수도 있죠. 하지만 MEDDIC이 더 일반적이라는 이유로 Salesforce는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현실과 시스템 사이의 괴리

더 큰 문제는 현실의 복잡함을 소프트웨어가 다 담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 거래가 두 단계 사이 어딘가에 걸쳐있기도 하고
  • 파트너 계약이라 금액을 기입할 필요가 없기도 하며
  • 영업 담당자와 구매자의 개인적 관계 때문에 일반 규칙을 무시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이런 미묘한 예외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할 수 없이 "3개월 뒤" 같은 의미 없는 마감일을 입력하거나, 규칙을 우회하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Matt Slotnick의 지적처럼, "영업 단계를 옮기기 위해서는 실제로 엄청난 일들이 일어납니다. 리서치, 미팅, 이메일, 프레젠테이션 등등. 하지만 시스템에는 'Stage 1에서 Stage 2로', '잠재고객 발굴에서 자격 검증으로' 같은 단순한 기록만 남죠. 실제 일어난 일의 질감, 세부사항, 맥락은 대부분 사라집니다."

커스터마이징의 딜레마

그렇다면 완벽한 맞춤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많은 기업이 시도해봤습니다. Salesforce 컨설턴트를 고용해서 자사에 맞게 시스템을 조정하는 거죠. 실제로 Salesforce 커스터마이징 시장만 연간 180억 달러 규모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습니다:

비용 문제: 전문 컨설턴트 비용은 종종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넘어섭니다.

복잡성 증가: 커스터마이징이 늘어날수록 시스템은 더욱 복잡해지고, 유지보수가 어려워집니다.

업그레이드 제약: 과도한 커스터마이징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직원 온보딩: 고도로 커스터마이징된 시스템은 새 팀원이 익히기 어렵습니다.

결국 많은 기업이 "우리에게 맞지 않는 걸 알지만, 그래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만약 진짜 전문가를 고용한다면?

그런데 잠깐,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상상해보세요.

Salesforce 소프트웨어 대신 Salesforce의 영업 전문가들을 직접 고용한다면 어떨까요? 복잡한 CRM 시스템 대신 살아있는 영업 컨설턴트가 당신의 모든 영업 활동을 관리한다면?

전문가 기반 업무의 장점

이런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세요:

아침 9시: 전문가가 어제 밤 업데이트된 정보를 바탕으로 "오늘 김대리에게 연락하세요. 그의 의사결정권자가 휴가에서 돌아왔고, 지난주 제안서에 대한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라고 알려줍니다.

미팅 전: "이 고객사는 보안을 매우 중시하니까, 개인정보 처리 부분을 강조하세요. 그리고 예산 담당자인 박과장님이 비용 절감에 관심이 많다는 걸 기억하세요."

미팅 후: "어떻게 됐나요?" 당신이 상황을 설명하면, 전문가가 즉시 분석합니다. "경쟁사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셨죠? 이건 전형적인 협상 신호입니다. 2주 후 팔로업하되, 그 사이 레퍼런스 고객 사례를 하나 더 준비하세요."

더 이상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씨름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잠재 고객이 있어"라고 말하기만 하면, 전문가가 알아서 적절한 곳에 기록하고 관리합니다.

강력한 사건이 정의되지 않은 채 거래 기회를 만들려고 하면? 소프트웨어처럼 딱딱하게 거부하는 대신, 전문가가 "왜 그게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직접 설명해줍니다.

인간 전문가의 독특한 가치

이 방식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더 직접적: 기능을 통한 우회적 제안이 아닌 명확한 조언 
더 정확: 반쯤 완료된 상태나 예외 상황도 섬세하게 처리
더 유연: 당신의 비즈니스와 상황에 맞춘 맞춤형 대응 
더 학습 지향적: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게 아니라,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시켜줌

예를 들어, "이 거래는 파트너 계약이라 금액을 입력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유연성. "영업 담당자와 구매자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일반 기준보다 'Commit'으로 예측하는 게 맞겠네요"라고 상황을 읽을 수 있는 판단력.

심지어 "이 거래는 기록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윤리적 판단까지 내릴 수 있죠.

현실적 제약들

물론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겠죠.

Salesforce의 전문가들을 직접 고용할 수도 없고,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수백 명의 영업팀이 하는 모든 활동을 혼자 추적할 순 없으니까요. 24시간 내내 일할 수도 없고, 실수도 하고, 휴가도 가야 하죠.

하지만 만약 무한한 주의력과 완벽한 기억력, 그리고 24시간 가용성을 가진 전문가를 고용할 수 있다면?

바로 여기서 게임이 바뀝니다.

a close up of a sign
Photo by Nick Fewings / Unsplash

AI 전문가가 스프레드시트를 관리하는 시대

바로 여기서 AI가 등장합니다.

새로운 Salesforce를 상상해보세요. 복잡한 UI 대신 명시적으로 영업 프로세스를 설명받은 AI 봇들과 간단한 스프레드시트가 전부입니다.

매일 아침 봇이 스프레드시트를 확인하고 "오늘 누구에게 전화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미팅 전에는 거래 현황과 관련 정보를 정리해서 브리핑하고, 통화 후에는 상황을 들어보고 리스트를 업데이트합니다.

이때 봇은 단순히 데이터만 입력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처럼 판단하고 예외를 처리합니다. "이 거래는 파트너 계정이라 금액을 기입하지 않아도 돼요", "영업 담당자와 구매자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일반 기준보다 'Commit'으로 예측하는 게 맞겠네요" 같은 식으로요.

제품의 본질이 바뀝니다: 데이터베이스 + UI에서 → 데이터베이스 + 워크플로우 설명서 + 전문가 프롬프트로.

리스트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기

"하지만 리스트를 직접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시스템에 없으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이런 불안감, 이해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리스트를 직접 확인하고 조작하는 것이 업무 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해왔으니까요.

이메일에서 찾는 답

하지만 이메일을 생각해보세요.

일반인: Gmail 사용, 60만 개 읽지 않은 메일 
조금 중요한 사람: Superhuman 같은 도구로 메일 정리
정말 중요한 사람: 비서가 모든 메일을 관리

마지막 경우, 그 사람은 비서가 Gmail을 쓰는지 Superhuman을 쓰는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받은편지함이 0개인지 60만 개인지도 관심 없어요. 전문가가 메일을 필터링하고 관리해주는 것을 신뢰하니까요.

CEO들을 보세요. 그들은 메일함을 직접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비서가 "오늘 중요한 메일 3개가 있고, 이건 긴급, 이건 검토 필요, 이건 참고용입니다"라고 정리해주면 그걸로 충분하죠.

통제에 대한 착각

우리가 시스템을 직접 조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 통제에 대한 착각일 수 있습니다.

Salesforce에서 리스트를 확인하는 행위가 실제로 영업 성과를 높이나요? 아니면 단지 뭔가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건 아닐까요?

Linear에서 태스크 상태를 업데이트하는 게 프로젝트를 실제로 전진시키나요? 아니면 그냥 관리하고 있다는 착각일까요?

많은 경우, 우리는 도구 자체를 관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뢰의 문제

결국 핵심은 신뢰입니다.

좋은 비서를 신뢰하듯, 좋은 AI 전문가를 신뢰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메일 정리보다는 전략 수립에, 리스트 업데이트보다는 고객과의 관계 구축에.

물론 이런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AI가 얼마나 정확하고 일관되게 판단하는지, 예외 상황을 얼마나 잘 처리하는지 지켜봐야 하죠.

감시에서 협업으로

흥미로운 점은 신뢰가 쌓일수록 감시 모드에서 협업 모드로 관계가 변한다는 겁니다.

초기에는 "AI가 제대로 하고 있나?"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AI에게 이런 상황은 어떻게 처리하라고 할까?" 같은 식으로 생각이 바뀝니다.

마치 새로 온 직원을 처음엔 감독하다가, 나중엔 파트너로 대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죠.

실제 사례: 데이팅 앱의 변화

이미 이런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존 데이팅 앱의 한계

기존 데이팅 앱들은 사용자 데이터베이스 + 매칭 알고리즘입니다. 빠른 프로필 생성, 수백만 명의 선택지, 스와이프 기반 매칭이 전부죠.

하지만 이 방식의 문제점은 명확합니다:

피상적 매칭: 사진과 간단한 정보만으로는 진정한 호환성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선택의 역설: 너무 많은 옵션이 오히려 결정을 어렵게 만듭니다. 
게임화: 스와이프는 재미있지만, 진지한 관계 형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표준화된 접근: 모든 사용자에게 같은 방식의 매칭을 제공합니다.

아직 한국 앱스토어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만..

Sitch: AI 매치메이커의 등장

Sitch라는 스타트업은 완전히 다른 접근을 택했습니다. AI로 구현된 할머니 매치메이커의 전문성을 활용합니다.

창업자 Nandini Mullaji의 할머니는 전문 매치메이커였습니다. 그 할머니의 노하우와 직관을 AI로 재현한 게 Sitch의 핵심이죠.

온보딩 과정:

  • 50개 가까운 상세 질문을 통해 사용자를 깊이 있게 파악
  • 텍스트나 음성으로 자연스럽게 답변 가능
  •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가치관, 성격, 라이프스타일까지 종합 분석

매칭 과정:

  • AI가 축적된 매치메이킹 노하우를 바탕으로 호환성 분석
  • 양쪽이 매칭에 동의하면 AI가 그룹 채팅방 생성
  • 실제 데이트 후 피드백을 받아 점점 더 정교한 매칭 제공

패러다임의 전환

핵심은 사용자가 복잡한 프로필 설정이나 무한 스크롤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존 방식: "사용자가 앱을 조작해서 원하는 걸 찾는다"
새로운 방식: "AI 전문가가 사용자를 이해하고 최적의 결과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자신의 상황과 원하는 바를 AI에게 설명하고, AI가 모든 복잡한 분석과 매칭을 담당합니다. 마치 실제 매치메이커와 일하는 것처럼요.

다른 영역에서의 응용

이런 패턴은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 금융: Mint같은 예산 관리 앱 대신, AI 재정 어드바이저가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조언 제공

피트니스: 복잡한 운동 앱 대신, AI 트레이너가 개인의 체력, 선호도, 일정을 고려한 운동 계획 수립

학습: 온라인 강의 플랫폼 대신, AI 튜터가 학습자의 속도와 스타일에 맞춘 개인화된 커리큘럼 제공

여행: 여행 예약 사이트 대신, AI 여행 컨설턴트가 예산, 취향, 일정을 종합해 완전한 여행 계획 수립

소프트웨어의 미래: 전문가가 된 AI

이것이 바로 소프트웨어의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나머지는 모두 알아서 관리해주는 것. 복잡한 UI를 익히거나, 리스트를 직접 확인하거나, 운영 인프라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

SaaS 1.0 vs SaaS 2.0

이는 기존 SaaS(Software as a Service)의 진화된 형태입니다:

SaaS 1.0 (현재):

  • 호스팅된 소프트웨어 기능 제공
  • 사용자가 도구를 학습하고 조작
  • 평균적 사용자를 위한 표준화된 워크플로우
  • 복잡한 UI와 다양한 기능 제공
  • 커스터마이징에는 추가 비용과 전문성 필요

SaaS 2.0 (미래):

  • AI 전문가 + 스프레드시트 = 맞춤형 업무 대행 서비스
  • AI가 사용자를 학습하고 적응
  • 개별 사용자/조직을 위한 개인화된 워크플로우
  • 자연어 인터페이스와 간단한 결과 확인
  • 기본적으로 맞춤화되어 제공

전문가 중심 소프트웨어의 특징

SaaS 2.0 시대의 소프트웨어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 복잡한 메뉴와 버튼 대신 자연어로 소통 맥락 이해: 현재 상황과 과거 히스토리를 종합해 판단 능동적 제안: 사용자가 요청하기 전에 필요한 것을 미리 준비 학습 능력: 사용할수록 개인/조직의 특성을 더 잘 이해 예외 처리: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응

구체적인 변화 시나리오

영업팀의 하루:

  • 아침: AI가 "오늘 집중해야 할 3개 거래"를 우선순위와 함께 알림
  • 미팅 전: "이 고객의 특성과 예상 질문, 대응 전략" 자동 브리핑
  • 미팅 후: 대화 내용을 말로 설명하면 AI가 다음 액션 아이템과 타임라인 자동 생성

개발팀의 프로젝트 관리:

  • AI가 코드 변경사항, 팀 일정, 고객 요구사항을 종합해 우선순위 자동 조정
  • 버그 리포트를 자연어로 설명하면 자동으로 적절한 개발자에게 할당
  •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이해관계자별로 맞춤화해서 자동 요약

마케팅팀의 캠페인 관리:

  • 목표와 예산을 말하면 AI가 최적의 채널 믹스와 콘텐츠 전략 제안
  • 실시간 성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캠페인 자동 최적화
  • 경쟁사 동향과 시장 변화를 감지해 전략 수정 제안

변화하는 게임의 규칙

이 변화가 가져올 영향을 생각해보세요:

사용자 관점에서의 혁신

학습 곡선의 소멸: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데 몇 주씩 걸리던 시대가 끝납니다. AI 전문가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협업하면 되니까요.

개인화의 극대화: 당신만의 업무 스타일, 선호도, 상황이 모두 반영된 맞춤형 솔루션을 얻게 됩니다.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한다"는 평균에 맞출 필요가 없어요.

인지 부담 감소: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정보를 종합하고 판단하는 일을 AI가 대신 처리합니다. 당신은 의사결정과 창의적 업무에만 집중하면 되죠.

실시간 전문성 획득: 영업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재무 전문가가 24시간 옆에서 조언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 관점에서의 변화

도입 비용 절감: 복잡한 시스템 구축이나 대규모 교육 없이도 즉시 전문가 수준의 업무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확장성 확보: 조직이 커져도 AI 전문가는 모든 팀원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인력 충원의 제약에서 벗어나죠.

일관성 유지: 사람마다 다른 업무 스타일로 인한 비효율이 줄어들고, 조직 전체의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식 축적: 조직의 모든 업무 경험과 노하우가 AI에 축적되어, 직원이 바뀌어도 전문성이 유지됩니다.

업계 관점에서의 지각변동

기존 SaaS 기업들의 고민: Salesforce, HubSpot, Linear 같은 기업들은 UI/UX 개선에서 AI 전문가 구축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새로운 경쟁 구도: 기술력보다는 도메인 전문성과 AI의 결합이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누가 더 좋은 "전문가 프롬프트"를 만들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를 거예요.

비즈니스 모델 변화: 라이선스 기반에서 성과 기반 과금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우리 AI가 당신의 영업 성과를 20% 높여드렸으니 그 성과의 일부를 받겠습니다" 같은 식으로요.

생태계 재편: 수백 개의 기능을 가진 거대한 플랫폼보다는, 특정 영역의 깊은 전문성을 가진 AI 서비스들이 주목받을 것입니다.

노동 시장의 변화

중간 관리자 역할 변화: 정보 전달과 업무 조율을 주로 하던 중간 관리자들은 더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역할로 이동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가치 증대: AI가 일반적인 업무를 대체할수록, 깊은 전문성과 창의성을 가진 인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새로운 직업 탄생: AI 전문가를 훈련시키고 관리하는 "AI 트레이너", "프롬프트 엔지니어"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입니다.

평생학습의 중요성: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지속적인 학습과 적응 능력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남겨진 질문들과 도전 과제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습니다. SaaS 2.0 시대로의 전환이 장밋빛만은 아니죠.

신뢰성과 투명성

AI 전문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AI가 내린 판단의 근거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 이 거래를 우선순위로 두라고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이 전략을 추천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죠.

블랙박스 AI가 중요한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내리는 건 위험합니다.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통제권과 자율성

업무의 투명성과 통제권은 어떻게 보장할까요?

AI가 모든 걸 대신 처리해주는 건 편리하지만, 때로는 세부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조정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자동화와 수동 개입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원할 때는 언제든 "후드를 열어" 내부 작동을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하죠.

시스템 통합의 복잡성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은 어떻게 할까요?

대부분 기업은 이미 수십 개의 SaaS 도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걸 AI 전문가로 바꿀 수는 없어요.

점진적 전환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AI 전문가가 여러 시스템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역할부터 시작할 수도 있겠죠.

편향성과 공정성

전문 지식의 편향성이나 오류는 어떻게 관리할까요?

AI는 학습 데이터의 편향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만약 영업 전문가의 조언이 특정 성별, 연령, 문화에 편향되어 있다면? AI도 같은 편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반영한 학습 데이터와, 지속적인 편향성 모니터링이 필수적입니다.

의존성과 취약점

AI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위험은 없을까요?

AI 전문가가 다운되거나 오작동하면 업무가 완전히 마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AI에만 의존하다 보면, 자체적인 판단력과 전문성이 퇴화될 수도 있어요.

백업 시스템과 인간 전문가의 감독 체계가 여전히 필요합니다.

개인정보와 보안

민감한 업무 정보를 AI에 맡겨도 안전할까요?

AI 전문가는 기업의 모든 업무 데이터에 접근하게 됩니다. 고객 정보, 재무 데이터, 전략 정보까지 모든 걸 알아야 제대로 조언할 수 있으니까요.

강력한 보안 체계와 데이터 거버넌스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데이터 주권과 관련된 법적 이슈도 고려해야 하죠.

표준화 vs 개인화의 딜레마

너무 개인화되면 협업이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각자가 완전히 다른 AI 전문가와 일한다면, 팀 차원의 일관성과 협업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효율성과 조직의 일관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하지만 이런 도전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Sitch 같은 실험부터 GPT 기반 업무 자동화까지, 소프트웨어가 단순한 도구에서 전문가로 진화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개인 차원의 대응 전략

AI와 협업하는 스킬 기르기: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고, AI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을 기르세요. 이는 미래의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도메인 전문성 심화: AI가 일반적인 업무를 대체할수록, 깊이 있는 전문 지식과 창의적 사고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당신만의 독특한 전문성을 계속 발전시키세요.

변화에 대한 개방성: 새로운 AI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고, 어떤 것들이 당신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지 실험해보세요.

조직 차원의 준비

점진적 도입 전략: 한 번에 모든 시스템을 바꾸려 하지 마세요. 특정 영역부터 AI 전문가를 도입해서 효과를 검증하고 점차 확대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인간-AI 협업 문화 구축: AI를 경쟁자가 아닌 협업 파트너로 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AI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해요.

데이터 품질 개선: AI 전문가의 품질은 데이터 품질에 달려 있습니다. 깨끗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세요.

업계 차원의 변화 예측

앞으로 2-3년 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초기 도입자들의 성공 사례: 일부 혁신적인 기업들이 AI 전문가 기반 워크플로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며, 이것이 확산의 촉매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기존 SaaS 기업들의 변신: Salesforce, HubSpot 같은 기업들이 AI 전문가 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것입니다.

새로운 스타트업들의 부상: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AI 전문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규제와 표준의 등장: AI 전문가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업계 표준과 규제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당신의 업무는 어떻게 바뀔까요?

5년 후, 당신은 여전히 복잡한 CRM 화면을 들여다보며 리스트를 관리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AI 전문가에게 "이번 분기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고 있을까요?

두 가지 미래 시나리오

시나리오 1: 도구 관리자

  • 여전히 10개 이상의 SaaS 도구를 오가며 하루를 보냄
  • 새로운 기능 업데이트를 배우느라 시간 소모
  • 시스템 간 데이터 동기화와 일관성 유지에 신경 쓰기
  •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데 업무 시간의 30% 이상 사용

시나리오 2: AI 협업자

  • AI 전문가와 자연어로 소통하며 업무 진행
  • 복잡한 분석과 반복 작업은 AI가 담당
  • 창의적 사고와 전략 수립에 시간의 80% 이상 집중
  • 전문성과 인사이트로 조직에 더 큰 가치 제공

SaaS 2.0 시대의 핵심은 선택입니다: 도구를 다루는 사람이 될 것인가, 도구가 당신을 돕는 사람이 될 것인가.

마지막 질문

이 모든 변화를 지켜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 현재 사용하는 도구들이 정말 당신의 성과를 높이고 있나요, 아니면 단지 바쁘게 만들고 있나요?
  • AI가 당신의 업무 중 어떤 부분을 대신 처리해준다면 가장 도움이 될까요?
  • 도구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우리가 배워야 할 복잡한 시스템이 아닙니다.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의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디지털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물결에서, 당신은 어떤 위치에 서고 싶으신가요?


이 글은 Ben Evans의 'SaaS 2.0' 아티클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원문의 통찰을 바탕으로 한국 독자들을 위한 관점과 해석을 추가했습니다.

Frank

Frank

(주)에이엑스 (AX Co., Ltd.) 대표입니다. 에이전트 빌더 Agent X와 에이전트 유통 플랫폼 AX Market을 만들고 있습니다. AI의 변곡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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